게임디자인 워크숍에 대한 메모

*09 August 2013 / Seoul*

-하라, -하지말라, 라는 메시지 전달 방식이나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형태의 홍보를 너무 많이 보게 돼서 피로하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문제들이나 마음에 걸리는 사회 이슈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 전에 다른 이들의 의견들을 참 많이 보고 듣게 된다. 그래서인지 타인이 만든 스토리텔링을 경험하는 것보다, 내가 직접 누군가 참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과정’에 더 관심이 생긴다. 특정한 문제로부터 시작되는 다양한 선택지나 상황을 만들어보고,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성향이나 혹은 정치성 같은 것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다수의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을 만드는 것 만큼이나 게임이나 인터랙티브 픽션을 만들 수 있는 툴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Twine은 새로울 것 없는 형식을 가진 텍스트 기반의 인터랙티브 픽션 툴이지만 지금은 그것을 누구든 여러 방식으로 실험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Twine 으로 다이어리, 연애편지, 자기소개서 등을 쓰거나 블로깅, 아카이빙, 하고자 하는 어떤 일에 대한 브레인스토밍 등을 해볼 수 있다. 어떤 문제를 제기해서 동의를 구하는데 쓰거나 다양한 의견들과 부딪혀 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혹은 또 다른 무엇이 될 수도 있겠다. (어떤 새로운 형태가 나올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Twine 워크숍 한 번 해보고싶다)

현재 이와 같은 툴들로 만들어진 작은 작품들은 개인적인 표현에 집중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참여적인 작품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참여자들은 제작자가 재미없는 자기 주장만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인터랙티브하게 만들어보는 과정, 그것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관객참여 퍼포먼스 Domini Públic 를 만든 Roger Bernat 는 개개인이 일상의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 답변을 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나아가 사회적 목소리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여러 도시에서 실행된 그 퍼포먼스를 통해 가장 많이 배웠을 사람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써 행위했던 관객보다 질문을 던지며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있던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해, 매스미디어나 타인이 던지는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답변을 해야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될 수 있다. 나는 내가 내린 답변으로 타인을 판단하곤 하지만, 내가 만들어내는 질문을 통해서 타인을 보고 싶고, 그렇게 마주한 타인과의 관계는 어떠할지 궁금하다.
사실 내가 던진 질문에 답변을 할 사람이 나뿐일 수도 있다. 개인적인 표현에 기반한 인터랙티브 픽션이나 게임에서 인터랙티비티는 무엇을 의미할까? 잠재적인 참여자들에 대해 생각하고 구현하는 과정에서 나아가 결과물에 대한 판단은? 이건 다음에… 정리해야지…;;;